머리카락 기증
김은선 2009-08-08 00:00
8월4일 벼르고벼르던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미용실 갈 시간을 잘 맞추질 못해서 늘 가야지가야지 하면서 미뤘던 일이었어요.
7월중순에 우연찮게 DAUM에 난 기사를 보고 정말 마음먹고 벼르고 갔네요.
집에 있던 머리카락을 오늘 아침에 내어봤습니다.
엄마랑 옛날얘기까지 잠시 나누고 나왔습니다.
머리카락을 말아놨던 신문을 보니 1994년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아마도 고등학교졸업(87년2월)후 처음 컷트를 했을 시기였나봅니다.
그 이후 매 4,5년마다 한번씩 컷트를 했어요.
중간에 미용실방문은 거의 2번정도...
어깨쯤 길어지면 뒤집히니까 퍼머한번하고...좀더 길어지면 남아있는
퍼머끼 뺀다고 스트레이트할려고 한번더 방문...
이런식으로 손안대고 길러서 잘랐던 뭉치가 자그마치 집에 4개..
그리고 이번에 자른거 1개...
합해서 5뭉치입니다. ^^
징글징글하죠~~~ ㅎㅎㅎ
처음엔 아무느낌없이 잘라서 버렸다가 주변에서 하도 입을 대길래
다음날 다시가서 찾아온 첫번째 뭉치부터
두번째, 세, 네번째까지...모두 사실은 제 가발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습니다.
세번째 뭉치때쯤 막내작은아버지 가발을 만들까..
(집안에 대머리는 없는데... 유독 막내 작은아버지만 머리가 조금씩 벗겨지더라구요..)
했었어요. 그런데 그 막내작은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내가발을 만들고자...몇군데 가발가게에 가서 물어보니까
공이 너무 많이 들고..비용도 많이 들고... 힘들거라 그래서....
이래저래 미적거리고 있었는데..이런 좋은 기사를 봤습니다.
주인잃은 머리카락의 주인을 찾은 기분이랄까요..
아침에 집에 있던 머리카락을 집어들고 나올땐...사실 기분이 좀 짠하더라구요..
근 20년가까이 보관하고 또 내머리에 붙어 있던 것들인데....
머리 깍던날 바로 보낼걸 그랬습니다.
그때 마음은 이렇지 않았는데...역시 인간의 마음이 간사하긴 합니다. ^^
그래서 말인데요...기증서를 따로따로 5개 받을수 있을까해서요...
일단은 하나..저를 위해 기념하고 싶구요. 그리고 나머지 4개는 조카들을 위해서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신생아~~ 1학년까지 4명) 기증이란 단어의 정성과 감사...
그리고 행복까지 담긴 깊은뜻을 모르지만...앞으로 자라면서
그걸 보고 많은기증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이모이자 고모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말도많고 글도 길었습니다. 되지도않을 욕심도 부렸구요 ^^
어쨌건 현재 제머리는 아직도 길고 있는 상황이고
자른 머리는 꼭 필요한 주인을 찾아가야 한다는거죠.
이 머리카락으로 만든 가발을 쓰고 부디 예전의 웃음을 찾는 친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다섯뭉치로 겨우 2개정도의 가발이 나오겠지만...
제 마음은 10배 100배 그 이상으로 어린환우들을 응원합니다.
오늘 맘먹고 여기 올라온 글들을 다 읽었어요.
다양한 사연들과 애틋한 마음들이 남겨져 있더라구요. 편지들도 있던데...
저는 워낙 악필이라 따로 편지는 쓰지않겠습니다. 그래도 제 마음을 담아보냅니다.
수고하시는 하이모 가족님들도 더운 여름 건승하시길 기도합니다.
PS:사진에 있는 4뭉치+1뭉치
월(10일)요일 택배발송. 화요일 도착예정.
오늘(8월13일) 예쁜 기증서 잘 받았습니다. 답(댓)글쓰기가 되질않네요.
감사하구요. 예쁘게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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