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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아후기

하이모에서는 소아암 어린이 환아들에게 무료로 가발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 원경이의 예쁜 모습이랍니다.

원경** 2002-12-18 00:00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4월에 가발을 지원 받은 원경이 엄마입니다. 딱딱한 시멘트벽의 차가운 병실에서 기쁨이라곤 찾을 수 없었던 무료한 생활에 누군가 우리 원경이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는 사실에 저희 가족은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처음 원경이가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진단을 받고 병원생활을 시작할 때 전 아이 몰래 참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가슴이 아팠던 건 항암치료로 인해 허리까지 내려와 찰랑거리던 긴 생머리가 조금씩 빠지는 것을 알았을 때입니다. 설마 내 머리는 안 그럴 거라고, 만약 빠지면 테이프로 붙이거나 모아뒀다가 가발을 만들 거라며 여유로운 농담을 하던 원경이었는데 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머리카락이 한올 두올씩 빠지기 시작하더니 이틀만에 주변머리 몇 가닥을 남기고선 몽땅 다 빠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눈썹마저 빠지기 시작하더니 그나마 남아있던 주변머리도 빠지면서 베갯잇에 묻어 났습니다. 이래저래 원경이를 달래던 중 우연히 협회에서 추천을 해 주셔서 가발을 지원 받게 되었습니다. 하이모가발 국립암센터지점 박억규 팀장님의 전화를 받던 날... 원경이는 그 동안 힘겹고 지친 병마로 인해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했는데 처음으로 펄쩍펄쩍 뛰며 참 좋아했습니다. 백혈구 수치가 좋아야 가발을 맞추러갈 수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약 부작용으로 구토증세가 심했던 원경이는 억지로라도 음식을 먹으려고 했으며 그렇게 갖고 싶어했던 가발을 선물로 받게 된다는 생각에 어느새 생기발랄한 여느 또래 아이들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손꼽아 기다리던 와중에 다행히 수치검사 결과가 좋아서 의사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병원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실로 오랜만의 외출이었습니다. 가발 제작 후 손가락으로 꼽으며 가발을 찾으러 갈 날을 기다리는 모습에 어느새 저도 한시름 걱정을 잊은 듯 했습니다. 잃었던 아이의 웃음을, 잃었던 아이의 희망을, 잃었던 아이의 자신감을 찾아주신 하이모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관계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요즘 원경이는 사진 찍기를 좋아하며 외출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나 가까운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까 걱정했던 제 마음도 한결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엄마인 저 또한 아이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용기와 희망을 갖고 열심히 간호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병실에는 양갈래로 가지런히 땋아 내린 원경이의 예전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함께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 원경이가 사진 속의 고운 모습처럼 다시 건강해 질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완치에 대한 큰 희망을 주신 고마운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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